불교의 향기
기도의 효능
햇살 한 줌
2006. 5. 29. 09:55
제3장. 기도의 효능 1. 기도의 효력 기도하면 부처님께서 특별히 자비하신 위신력으로 살펴주신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 생각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기도하기 전에 이미 대자비로 은혜로운 위신력을 베풀어주고 계시는 것이 실상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생각하지 않으며 부처님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구하기 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이미 완전히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이러한 부처님의 은혜로운 존재성을 모르고 지냅니다. 우리가 일심 기도하면 부처님의 은혜를 입게 된다는 것은 부처님의 은혜가 새로이 부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미 주신 것을 새롭게 보게 되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면 하늘의 태양이 빛나고 있지만 구름이 낀 곳에 있는 사람은 태양이 있어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노력하여 구름이 없는 것을 알고 구름 밖으로 나오면 햇빛을 보는 것과도 같습니다. 구름이 끼었을 때 햇빛은 가려지지만 우리의 번뇌가 있다고 해서 부처님의 위신력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혹으로 인하여 은혜는 거기 있건만 우리가 모르는 것입니다. 일심 염불하거나 기도하면 미혹의 구름이 밝아지므로 차차 밝은 빛을 의식하게 됩니다. 기도하면 부처님이 특별히 봐주시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원래 부처님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은혜로우십니다. 범부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가 기도함으로써 알게 되기 때문에 그것을 가리켜 특별히 봐주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위신력이 이미 부어져 있고 내 생명의 현존이 부처님의 은혜인 것을 알며, 모든 것을 이미 주신 것에 끊임없이 감사하면 이 사람은 참으로 큰 기도를 이룬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2. 가정 화합과 기도 모든 사람은 본 마음이 하나입니다. 더구나 결혼한 사이는 육체 생명을 움직이는 기본 차원에서도 또한 하나의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둘은 결코 대립이나 충돌이 있을 수 없습니다. 대립이나 충돌이 있다면 이 근본을 망각한 까닭입니다. 마음을 근본으로 돌이켜야 합니다. 그 방법은 상대를 부처님 공덕을 지닌 분으로 깊이 신뢰하며 배우자는 자신에 있어 관세음보살이라 생각하고 존중하고 받드는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평등을 내세우거나 조리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보다 깊은 신앙과 신뢰를 배우자에게 바칠 것을 마음에서 다짐하여야 합니다. 이 마음으로 부처님께 예경하고 염불하고 독경하여야 합니다. 이럴 때 상대에게 감사한 마음이 일어나면 그때부터 성공입니다. 이렇게 기도 수행하면 마음이 바뀌고 감사하는 마음이 솟아나고, 배우자가 어느덧 나에게 기대고 보다 깊은 존중과 신뢰를 두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3. 아들의 반항과 기도 아들이 부모님의 뜻을 거슬린다는 현상은 아들이 아들로서 가지는 정상적 상태를 인정받지 못하는데 있다고 일단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들의 반항이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고 승복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들의 반항하는 행위만을 두고 비판하거나, 적당한 조치를 하느니 보다, 아들은 착하고 효순하고 공부 잘하는 아들이라는 사실을 신뢰하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행위는 불효하더라도 그 행위에 사로잡히지 말고 원래로 효순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신뢰하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선의로 대하고 깊은 신뢰심에서 기도하고, 아들을 착한 아들로 믿어줄 때 아들의 태도는 조만간 바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잘못만을 들어 비판하고 추궁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좋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는 것도 옳지 못합니다. 원래로 나쁜 아들, 불효한 아들이란 없는 것입니다. 아들은 착하고 효도함으로써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 알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4. 일을 결정하기 위한 기도 기도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이 문제 삼고 있는 일에 대하여 문제된 초점을 명확하게 표출하여야 합니다. 스스로 살피고 또 살펴서 반성을 거듭한 연후에 무엇이 문제인가를 명확하게 파악하여야 합니다. 거기서도 명확한 자신이 서지 않을 때는 그때는 기도를 하십시오. 이런 때는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은혜와 걸림 없는 큰 지혜 광명이 자신의 온 몸 안과 밖을 감싸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 앞에 합장합니다. 그러면서 모든 생각 다 놓고 일심으로 기도합니다. 그렇게 무념으로 기도하면 어느덧 해답을 얻게 됩니다. 기도 중이나 염불 끝에 훌쩍 생각이 날 때도 있고 또는 꿈속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우연한 사람이나 일을 만나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부디 부처님의 대자대비와 크신 지혜를 믿고 자신의 문제를 뚜렷하게 추출하여 부처님 앞에 제출하는 것입니다. 5. 돈을 구하는 기도 돈을 요구하는 기도는 참된 소망이 될 수 없습니다. 돈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자나 서비스를 얻게 되는 매개물입니다. 돈 자체가 직접 우리의 수요를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배고프다고 돈을 삼키거나 아프다고 돈을 달여 먹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돈으로 얻고자 하는 목적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물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로써 구할 것은 매개물이나 중간 방편이 아니라 높은 소망 자체입니다. 그것이 참된 소망이고 진리가 나에게 나타난 싹이며 진리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참된 소망입니다. 그렇다면 돈을 구하는 것이 참된 소망이 아님은 명백합니다. 매개물을 구하지 말고 참으로 필요한 것을 구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 혜산스님의 기도수행법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