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3인 시집
첫 눈
햇살 한 줌
2008. 8. 16. 12:23
첫눈
청정화
포근포근 바람이 불어온다
긴 시간 뒤척인 묵정밭
잠 깨우듯
요란한 빗소리에
가지마다
부풀어오른 청매화 꽃망울
말문 터뜨리던 날
가는 햇살
목마타는 바람결에
도르르
추억의 실타래 풀어지는 소리
아슬아슬
얼음판에 미끄러지며
통통 튀어 오르는
탁구공같은 사춘기 보듬어주던
그대의 갈매빛 속삭임 들려온다
소녀의 기도처럼
코스모스 손짓하는
학교 뒷동산 넘나들며
첫사랑 몸살앓던 소녀는
이제
밀림속의 나무 한 그루되어
까맣게 타버린 별똥별
못 다한 이야기들
물빛 언어로 쏟아내고 있다
* 3인 시집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