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3인 시집
불안
햇살 한 줌
2008. 8. 16. 13:46
불안
청정화
나뭇잎 키득거리는 날
들썩대는 마음
배낭에 담아 산을 오른다
일 봉부터 다섯 번째 봉우리까지
손바닥 펼친 오 봉 마주보고
바위틈새 뿌리내린
늙은 소나무 옆에서 커피를 마신다
한참동안
묵은 장맛같은 표정으로
뜸들이던 햇볕이
마른 논에 감질나게 흐르는 물처럼
몇 차례 쿨렁거리더니
건너편 골짝에 누워있는
산 그림자 몰고 해일처럼 달려온다
앗! 소나기다
지금 아무도 없는 그곳엔
아침나절
열어 둔 장독위에서
빗방울 콩닥콩닥
몸을 부딪치고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