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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이형기

햇살 한 줌 2008. 8. 25. 20:43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