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런 일도 있었네요...^^*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각,
옆지기는 모처럼 친구 만나러 간다고 외출했고
할일없이 뒹구는 일에 싫증이 나서 옆지기 동창모임 카페에 들어갔다.
옆지기가 컴맹이라
내가 대신 카페 글을 읽고 소식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두 어줄 읽었을까
카페지기 이름으로 채팅 창이 열렸기에 모른척 수락을 했다.
먼저 안부를 물어오기에
시침 뚝 따고
'마눌대신 밥하고 청소하느라 바쁘다'고 말을 했다.
곧이어
'그러신가...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겠나' 물어왔다
초등학교 졸업이후 고향을 떠난 옆지기는
얼마전에 카페에 가입해서 친구들 근황을 들었을 뿐
친구들을 직접 만난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아는 나로서는
당황하여 말문이 막혀 버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후배 일때문에 지방에 내려왔는데 택시에다 지갑과 핸드폰을 놓고 내려서
지장이 생겨서 그러니 돈 200만원이 필요하다'고 친구가 다시 말을 건네왔다.
갑자기 멍해져서 친구의 동창이 아니라고 나의 신분을 밝히며
옆지기가 작정하고 놀러 나가서 언제 올지 모른다고 했더니
'그럼 재수씨...집에 갈 차비 30만원만이라도 좀 빌려달라'
고 하는 게 아닌가?
가뜩이나 요즘 머리가 안 돌아가서 답답한 사람한테 이 무슨 어려운 부탁인가 싶어
'곧 수술을 받아야 할 어려운 형편이라 힘들겠다고 말을 했더니'
집에 오면 곧바로 갚을 수 있다고 계속 차비 좀 빌려달랜다.
지방에 가서 돈 한푼 없이 한숨 쉬고 있을 그 사람 입장이 생각나고
너무 걱정스러운 마음에
옆지기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사기꾼이 분명하다고 절대 돈 부쳐주지 말라고 강경하게 말을 한다.
하는 수 없이
'외출할 수 있는 형편도 못 되고
집에 아이들도 없어서 도움을 드릴 수 없어 미안하다' 며 채팅창을 닫았다.
'엄마...차비가 없음 파출소로 가든가 하지 왜 인터넷을 하느냐며
분명 사기극이라고 절대 속아넘어 가지 마세요'라며
아빠와의 통화내용을 들었는지 작은 아이가 펄쩍 뛰었다.
저녁에 네 식구가 모여앉아 낮에 있었던 일을 다시한번 이야기 하니
삼부자가 모두 다 사기극이라며 의견일치를 보았고
어리버리한 나만 무안해져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우리 님들은 이런 경우가 없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