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스크랩] 이런 일도 있었네요...^^*

햇살 한 줌 2009. 1. 3. 22:23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각,

옆지기는 모처럼 친구 만나러 간다고 외출했고

할일없이 뒹구는 일에 싫증이 나서 옆지기 동창모임 카페에 들어갔다.

 

옆지기가 컴맹이라

내가 대신 카페  글을 읽고 소식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두 어줄 읽었을까

카페지기 이름으로 채팅 창이 열렸기에 모른척 수락을 했다.

 

먼저 안부를 물어오기에

시침 뚝 따고

'마눌대신 밥하고  청소하느라 바쁘다'고 말을 했다.

 

곧이어

'그러신가...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겠나' 물어왔다

 

초등학교 졸업이후 고향을 떠난 옆지기는

얼마전에 카페에 가입해서 친구들 근황을 들었을 뿐

친구들을 직접 만난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아는 나로서는

당황하여 말문이 막혀 버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후배 일때문에 지방에 내려왔는데 택시에다 지갑과 핸드폰을 놓고 내려서

지장이 생겨서 그러니 돈 200만원이 필요하다'고 친구가 다시 말을 건네왔다.

 

갑자기 멍해져서 친구의 동창이 아니라고 나의 신분을 밝히며

옆지기가 작정하고 놀러 나가서 언제 올지 모른다고  했더니

'그럼 재수씨...집에 갈 차비 30만원만이라도 좀 빌려달라'

고 하는 게 아닌가?

 

가뜩이나 요즘 머리가 안 돌아가서 답답한 사람한테 이 무슨 어려운 부탁인가 싶어

'곧 수술을 받아야 할 어려운 형편이라 힘들겠다고 말을 했더니'

집에 오면 곧바로 갚을 수 있다고 계속 차비 좀 빌려달랜다.

 

지방에 가서 돈 한푼 없이 한숨 쉬고 있을 그 사람 입장이 생각나고

너무 걱정스러운 마음에 

옆지기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사기꾼이 분명하다고 절대 돈 부쳐주지 말라고 강경하게 말을 한다.

 

하는 수 없이

'외출할 수 있는 형편도 못 되고

집에 아이들도 없어서 도움을 드릴 수 없어 미안하다' 며 채팅창을 닫았다.

 

'엄마...차비가 없음 파출소로 가든가 하지 왜 인터넷을 하느냐며

분명 사기극이라고 절대 속아넘어 가지 마세요'라며

아빠와의 통화내용을 들었는지 작은 아이가 펄쩍 뛰었다.

 

저녁에 네 식구가 모여앉아 낮에 있었던 일을 다시한번 이야기 하니

삼부자가 모두 다 사기극이라며 의견일치를 보았고

어리버리한 나만 무안해져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우리 님들은 이런 경우가 없으셨나요??

 

출처 : 갑상선-갑상선암 항진증 저하증
글쓴이 : 청정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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