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요즈음...

햇살 한 줌 2009. 6. 20. 11:07

불볕을 식혀주는 주룩비 내리는  토요일

커피 한 잔 준비하여

가슴속  메마른 불씨를 밝혀봅니다.

 

2007년 연말에 감기몸살 기운으로 일주일 가량 앓았고

그때부터 심한 무기력증과 근육통. 피로감.눈 위 부종등...

조금씩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하더니

 

2008년 6월 건강검진 결과

'만성위염'과  '갑상선 기능저하증'

나빠보이지 않는 '우측 갑상선 결절1개' 진단을 받고

환자 이름표를 얻은 지 꼭 1년이 넘었네요.

 

몇달동안 약만 열심히 먹으면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위염쯤이야  별게 아닐거라고 믿었는데

그 생각이 자만이었을까요?

 

약 복용한지  4달이 지나가고

그동안 가지못 했던 산행길이 눈앞에 아른거릴만큼  체력이 좋아진다 싶을때쯤

정정하시던  친정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나빠보이지 않는다는 갑상선 결절 하나가  유두암이 되었구요.

 

수술전에는 초기 암으로 전이가  없어 우측 갑상선 절제만 한다더니

수술후에는  전절제를 했고 임파선 전이로

옥소 용량 150  동위원소 치료 받은지 꼭 한달째...

이제 힘든 일은 다 끝났다 싶은데도

바윗돌에 눌린듯 답답한 일상이랍니다.

 

암 진단에 놀라 경황없이 6개월을 보내다가

가족들 출근하고 아무도 없는 집을 지키는 요즘

아직까지도 실감나지 않는 아버지 빈 자리를 봅니다.

 

말씀 한 마디 남기시지 않고 잠결에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 계실때는 진짓상 차리느라

하루 세 끼니  걸르지 않았는데

입맛 없다는 핑계로 하루종일 굶어도

누구하나 밥 먹으라는 사람도 없는

혼자만의 시간이  어둠처럼 슬프네요.

 

환자 티가 역력해보이는 얼굴때문에  외출도 피하게 되고

여행이나  산행을 할까 마음 먹다가 체력 걱정으로 주저않고

집중이 안 되어 책 읽기나 컴퓨터도 멀리하게 되고

화분 만지는 일조차 이제는 시들합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네요.

지천명 세월에 비해

1년 남짓 환자 노릇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을텐데

이리도 힘든 걸 보면

갱년기라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