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과유불급이라....ㅎㅎ

햇살 한 줌 2012. 10. 22. 10:25

이구...시골살이는 아무나 하나

욕심이 화를 부른게지...

다시 또

허리에 담이 결린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잎을 따서 야콘 잎차를 만들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조카에게  선물하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지난 금요일 시골집에 갔었는데...

 

내 키보다 훨씬 더 큰 야콘 줄기는

된서리를 맞아 시커멓게 탄 속을 드러내고 있어

서둘러 호미를 잡고 야콘을 캐기 시작했다.

 

마침  들깨를 털려고 오신 청주 아주머니가 함께  야콘을 캐 주셔서 

심심치도 않고

토란이랑 콩 농사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나무에서  막 따온 싱싱한 사과와 고구마를 들고

서리를 맞아 야콘 잎 차를 하나도 만들수 없다며

우리집 야콘잎을 채취하러 은숙씨가 왔다.

 

잘 되었다 싶어

은숙씨더러  토란 몇 뿌리 캐서 내년 종자 하라고 주고

청주 아주머니께도 야콘 한 바구니와 야콘 뇌두를 전해주고...

 

고만고만한 또래 우리 세 사람은 

자식들 이야기와 텃밭 농사를 주제로 한참동안 웃으며

잎을 채취하고 야콘을  캐다보니

시간은 흘러 은숙씨와 청주 아주머니가 떠나가고...

 

가을볕 머리에 이고

야콘을 데크에 옮겨 나르다보니 시각은 어느새 오후 3시가 넘어서고

마음은 급해져

열무김치에 대충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야콘 다듬기에 나섰다.

 

효소 재료와 깎아먹을 야콘으로 분류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아

어둑발 들때까지 일을 해야 할만큼

야콘 수확량이 작년보다 세 배 이상 많아진거 같다.

 

이 풍성함이  일주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주말마다 달려와서 농사지은 남편 덕분이란 걸 잘 알기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넉넉한 야콘을 바라보며

여기저기 나눠먹을 생각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감도는 하루였지만

다시 허리에 담이 들어 비상시 대비한 약을 찾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