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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0

햇살 한 줌 2008. 5. 9. 22:42

어버이날이자

6박 7일간의 휴가를 마친 아이가 부대로 들어가는 날...

조금은 정신없이 바쁜 하루일과를 마쳤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침부터 가라앉는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예의 범절이라든가

바른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 싶었는데

나의 욕심이 과한 걸까?

 

어버이날이었지만 아이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카네이션 한 송이 사 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엎드려 절 받기 식으로

돈을 주며 할아버지 잡수시게 케이크를 사오라고 시켰고

아버지께는 아이들이 사 왔다고 말씀드리는 그 마음을

언제쯤 아이들은 알게 될까?

 

아마도 우리 아이들이 지금 내 나이쯤 되어

자식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며

씁쓸한 웃음을 웃는다.

 

이제 생선회도 별로 드시지 않는 아버지..

입 안이 훤한 탓이리라...

그렇다고 그냥 있기에도 그렇고 해서

새우 초밥과 모듬회랑 딸기 그리고 도토리 묵을 사 와서 상을 차렸다.

 

아이가 오후 세시 반 버스로 양구 부대로 들어가고

동두천 올케 언니와 잠시 귀국한 희영이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렸고

두 달만에 찾아 온 동생을 보고도

역정 내시지 않고 마음 편해지신 아버지 모습에 한 시름 놓는 날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모두 다 편안해 진다.

흘러간 강물처럼 잊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아니

가슴속에 꼭꼭 여며진 이야기가 되어 추억으로 살아가는 게

바로 삶인 가 보다.

 

어버이 날...

엄마 생각이 났지만

요즘들어 컨디션이 좋으신지

옥상을 열 번도 더 오르내리시는 아버지 모습에 감사하는

어버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