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단편
청정화
1.
새하얀 화폭위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바람이 찍어내는 지문들 읽다보면
겨울산 양지뜰 흐르는 숨소리를 듣게 된다
2.
머릿속 맑히려고 산길을 오르다가
졸가리 그네 뛰는 딱새들 재롱에
여저기 새울음소리 흘리면서 허리 굽힌다
3.
자작나무 숲 가운데 업둥이 소나무
눈이불 덮어쓴채 쭈볏쭈볏 눈치보다
정오에 겨울 볕뉘 들자 참았던 울음보 터뜨린다
*2012 현대시조 겨울호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