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향기

[스크랩] 기초선원장 지환스님

햇살 한 줌 2008. 6. 9. 10:12

기초선원장 지환스님

 

“확고한 신심.의심.분심이 간화선 생명”

 

기초선원장 지환스님“깨달음의 길을 확신하고 부처님과 조사님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삽니다.”

 

올 들어 가장 무더운 지난 7월25일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난 지환(智幻)스님은 “아직도 수행이 미진하지만,

불법의 증거자가 되기 위해 성철큰스님의 경책을 거울삼아 죽는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시원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했다.

 

기초선원장과 동화사 금당선원장 소임을 맡아 납자들의 정진을 돕고 있는 지환스님은

물질문명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불자들에게 나침반을 열어보였다.

기초. 예비수행...수행자 근기에 따라 선택

기복불교 비판만 말고 바르게 이끌어줘야


- 최근 유사수행법으로 인해 간화선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간화선은 가장 뛰어난 수행법으로서 제대로만 하면

폭발적인 힘을 갖고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선불교는 이러한 장점이 발휘되지 못한 운영상의 문제점,

지도 방법론상의 문제점은 있지만

간화선법 자체는 가장 훌륭한 수행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지환스님은 ‘지금의 간화선’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도자의 양성과 이 시대의 수행자가 간화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방법의 보완을 들었다.

 

“간화선의 생명력은 의단에 있는데 화두상에 의심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참선의 선결조건도 갖추지 않고

화두만 들면 된다고 하는데서 많이들 헤매고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이에 비해 유사수행법은 초심자들이 당장 하기 쉬운 측면이 있고 지엽말단적이기는 하지만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조금씩 체험에 대한 기쁨이 생긴다는 점 때문에 유사수행법에 현혹되는 경우가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간화선의 수승함에 대한 확신을 분명하게 밝혔다.

 

 “아바타 같은 유사수행법으로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간화선이야말로 수행의 근본목적인 구경각과 영원한 해탈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며 최고의 수행법입니다.”

- 우리시대 간화선이 가야 할 길은 무엇입니까.

“간화선의 근본을 살리면서 간화선이 꽃 필 수 있도록 지도방법이 개발돼야 합니다.”

지환스님은 “자갈과 가시덩굴이 얽혀있는 ‘생땅’에 씨를 뿌려서는 싹이 날 수 없다”면서

“먼저 자갈과 가시덩굴을 캐내어, 땅을 부드럽게 하는 1차적인 수행을 한 후에 본격적인 간화선 수행의 씨를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간화선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지환스님“먼저 불교의 핵심을 바로 이해하고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불교의 핵심을 바로 알면

 

 ‘나는 본래 부처 즉 연기적 진리생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확신이 간화선의 출발점입니다.

이 확고한 신심(信心)과 나의 현실에 대한 정직한 성찰[忿心]사이의 부딪힘이 강력한 갈등관계로 되는데

이것이 의심(疑心)입니다.

 

달리 말하면 선지식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스승에게 온몸으로 묻는 근원적인 물음과 스승이 답해주는

언구사이에서 나의 경지로는 확실히 모르는 강력한 갈등관계

즉 의심이 발생합니다.

 

나도 본래 부처인 장부인데 왜 이것을 모르는가 하는 정직한 성찰의 분심 그러니까 신심, 의심, 분심의 3중 구조속에서

긴장관계(이것이 의단)가 극점에 이르면 화두는 타파되어 폭발하게 됩니다.

이 폭발로 수행자의 망념과 습기가 공(空)해져 버리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선지식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 선지식의 역할은 수행자가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신심, 분심, 의심의 강도를 높여 그 긴장관계를 극점으로 몰고 가는 것입니다.”

- 초발심을 낸 재가불자들의 공부방법은 어떠해야 합니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심자들이 간화선에 바로 들어가기 보다는 예비수행과 기초수행을 먼저 하고

간화선을 해야 합니다. 초심자들의 수준에 맞게 수행방법을 제시해 주는 스승의 지도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 예비수행이나 기초수행은 어떤 것입니까.

“기도법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한국불교 신도들은 기도를 선호합니다.

수행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도들이 좋아하는 ‘기도’를 수행의 원리에 맞게 수행체계화 하여 기도수행을 시키자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불교 신도들이 하고 있는 기도는 수행의 원리에서 볼 때 상당히 문제점이 많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초수행 과정부터 불교의 핵심인 무아, 공, 연기의 이 법을 체득해 가야 하는데

자아를 실체화하고 이 자아를 중심으로 해서 소망성취를 간구하는 현재와 같은 기도법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도들이 좋아하는 소망성취의 기도법이라 하더라도

수행의 원리에 맞게 체계화하면 좋은 기초수행법이 될 수 있다고 저는 살펴보았습니다.

결국 기도수행에도 신심은 기본이 되는 것인데 이 신심을 바른 신심이 되도록 해야 하고

이 신심을 바탕으로 간절하게 기도정진하면 행업이 순일해지고 탐진치가 약화되면서 삼매력이 깊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소망성취의 성과도 가져오게 됩니다.”

- 그렇다면 기복불교는 어떻게 보십니까.

“처음에 이론적으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불교의 인연을 맺는 초심자의 경우 기복불교 형태로 접근할 수 있는데

이 기복불교 성격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기복불교를 무조건 비판할 것이 아니라, 기복이라는 형태로 불교에 입문하는 것은 인정하고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기복불교가 아니라 작복불교(作福佛敎)와 수행불교(修行佛敎)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 현대 문명사회가 겪고 있는 ‘혼돈’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불교적 해법은 무엇입니까.

“연기적인 생명관(인간관)과 세계관에 입각한 가치관이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중심의 탐진치로 가득 찬 사람이 정치, 경제, 교육을 하고 있는 까닭에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깨어있는 지성들이 모든 종교적 도그마를 벗고 위에서 언급한 가치관이 공유되도록

생명 본연의 입장에서 생명을 중심에 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환스님은 “기초선원에서 깨달음의 향기와 빛을 발하는 수행자가 많이 배출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우리가 이 시대에 부처님 법을 만났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만남으로 큰 다행이니

이 위대한 법을 만난 기쁨과 보람을 일상의 삶 속에서 이루어 낼 수 있는 불교인이 되도록 노력하자”면서

불자들의 정진을 당부했다. 

지환스님은…

1946년 10월2일 태어난 지환스님은 동국대(불교대)를 수석입학, 그해 한국
대학생 불교연합회에 들어가

구도부 활동을 하면서 성철스님과 광덕스님 등 당대의 선지식과 인연이 닿아 출가사문의 길에 들어섰다.

 

은사는 광덕스님. 1969년 10월 범어사에서 고산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72년 3월에는 석암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다.

그 뒤로 범어사, 해인사, 백양사 운문암, 지리산 쌍계사 등 제방선원에서 참선정진했다.

출처 : 대웅전풍경소리
글쓴이 : 청정화 원글보기
메모 : 지환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