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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바다 / 이정환

햇살 한 줌 2007. 11. 23. 22:33

제 17회 이호우시조문학상 수상작품 =

애월 바다
- 이정환


사랑을 아는 바다에 노을이 지고 있다

애월, 하고 부르면 명치끝이 저린 저녁

노을은 하고 싶은 말들 다 풀어놓고 있다

 

누군가에게 문득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과 먼 파도와 수평선이 이끌고 온

그 말을 다 받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다

 

애월은 달빛 가장자리, 사랑을 하는 바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고 있다.

 

<심사평>
어느 문학상이 크게 다를까마는 특히 이호우시조문학상 심사장에서는 특유의 긴장감이 감돌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이호우 선생님의 올곧은 시정신에 대한 경외감에서 오는 시조인들의 마음자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느 듯 17회 째를 맞게되는 금년에도

 선고위원들로부터 추천된 후보작품들을 숙독하는 심사위원들의 모습은 진지함과 엄숙함 그 자체였었다.

그것은 이미 이호우시조문학상과 이영도시조문학상을 수상한 선고위원들이

추천한 후보작품들이었기 때문에
한 작품도 소홀히 넘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 해 이호우시조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시인은 모두 다섯 사람이었다.
이미 몇 차례 후보로 올라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부각된 사람도 있었다.


숙독과 검토를 거듭한 끝에 금년도 수상자로 이정환 시인을 선정하는데 만장일치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다만 수상작품을 어느 것으로 하는가를 두고
다시 한번 검토와 토의를 거친 끝에 「애월 바다」로 결정하였다.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창작활동,

섬세하고 여린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긴장미를 지닌 서정, 감각적인 가락과
개성적인 문체로 자연과 인간 및 현실과 정신을 넘나드는 폭넓은 사유 등

추천사유에서 보듯이
이정환 시인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시조단의 중견이다.

 

수상작 「애월 바다」는 그의 특유의 언어 감각과 은유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서정성 짙은 작품이다.


물론 그의 시조에 대한 열정이나 사유의 전부가 담긴 작품이라고는 볼수 없으나
한결 편안해지고 원숙해진 사유를 느낄 수 있다.


영예로운 수상을 축하하며 문학상이 주어지는 이유가 올곧은 시정신을 잇고

새로운 작품의 창작을 기대함에 있듯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 땅의 민족시 발전에 등불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 심사위원장 : 윤금초
* 심사위원 : 류상덕, 김남환
* 선고위원 : 김일연, 박기섭, 이승은, 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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