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내
채 천 수
모처럼 같이하는 둘만의 가을 오후
곧 입대할 아들놈과 금호강둑 걸으며
저녁놀 불쏘시개로
생각 툭툭 던진다.
저무는 길 맛 탓인지
바람이 스산하고
덤덤한 두 사내 사이 달도 둥실 떴다
몇 년은 이놈과 우리 내외
얼굴 넣을 달이구나
사는 한쪽
슬픔인 줄
미리 알아 찡할까 봐
모든 자식들은 아비어미를 산에 묻고
저 달을 볼 때가 있다는
말을 차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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