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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내 /채천수

햇살 한 줌 2009. 12. 31. 17:36

두 사내


                            채 천 수


모처럼 같이하는 둘만의 가을 오후

곧 입대할 아들놈과  금호강둑 걸으며

저녁놀 불쏘시개로 

생각 툭툭 던진다.


저무는 길 맛 탓인지

바람이 스산하고

덤덤한 두 사내 사이 달도 둥실 떴다

몇 년은 이놈과 우리 내외

얼굴 넣을 달이구나


사는 한쪽

슬픔인 줄

미리 알아 찡할까 봐

모든 자식들은 아비어미를 산에 묻고

저 달을 볼 때가 있다는

말을 차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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