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 /이종문
하루에 한 장씩 찢던 달력이 생각난다
새털같이 많은 날이 겹겹이 쌓여 있어
아무리 찢고 찢어도 좀처럼 줄지 않던,
오지도 않은 날을 너 댓 장씩 함께 찢어
비행기를 만들었다 종이배를 접었다가
코 풀고 쓰레기통에 내동댕이쳐버렸던,
그러다 문득 보면 달랑 한 장 남은 것을
차마 찢을 수 없어 오랫동안 바라보던,
하지만 새 달력이 이미, 대기발령 중이던,
시와 시학 0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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