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조 발표작

<2010년봄호>그 어머니

햇살 한 줌 2010. 1. 7. 00:53

그 어머니

         청정화

 

길손들 발목 잡는 자목련 꽃잎 아래

 

고장난 녹음기처럼 휠체어 기대앉아

 

온종일 뻐꾸기 울음으로 목련꽃 피우시던.

 

 

여릿여릿 고개드는 햇쑥들 지천이라고

 

어줍은 손가락으로 머릿살 헤집으며

 

치매 든 기억 보따리 더듬더듬 헤매시던.

 

 

숨 죽인 발자국도 도둑인양 착각하여

 

날 세운 말문으로 온 집안 호령하시다

 

혼잣말 가슴에 품고 숟가락 졸업맡으신.

 

*2010년 봄호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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