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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의 방/오영민

햇살 한 줌 2010. 2. 14. 13:41

국제신문

찔레의 방/오영민


병원 문을 나서다 하늘 올려다본다./

아기인 듯 몸에 안긴 찔레 같은 어머니/

기억의 매듭을 풀며 꽃잎 툭툭, 떨어지고//

 

잔가시 오래도록 명치끝 겨누면서/

수액 빠진 몸뚱이로 물구나무 서보라며/

먼 바다 어느 끝으로 내몰리는 나를 본다//

 

파도 끝 수평선은 붉은 줄 내리긋고/

굽 닳은 하루해가 출렁이다 멈춰 선 곳/

익명의 불빛이 와서 꽃잎으로 흔들린다(이우걸, 전일희 선)


-「찔레의 방」전문/오영민(1972년생)



 노인문제는 이제 더욱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있다.

세월은 어떤 사람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지만

늙음을 스스로 준비하기엔 우리들 사회와 개인간의 관계와 운명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ꡒ아기인 듯 몸에 안긴/ 찔레 같은 어머니

ꡓ를 보면 전구는 삶 자체의 무능력함으로/

후구는 삶에서 바라보는 죽음의 버거움으로 채워져 있다.

그 사이에 화자의 감정이

ꡒ잔가시 오래도록 명치끝 겨누면서

ꡓ앉아있기에 상처와 고통이 심화되어 휘둘리는 삶의 방향성이

 ꡒ먼 바다 어느 끝으로 내몰리는 나를 본다ꡓ에 묻어있다.

 

 어머니와 시적 화자의 상황이 인간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어머니는 병원에 있지만 시인의 마음에 있는 어머니의 병환은 시인의 것이기에

제목이 ꡐ찔레의 방ꡑ이고 현실적 고뇌로 읽히는

 ꡒ익명의 불빛이ꡓ

ꡒ꽃잎으로 흔들ꡓ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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