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기러기의 시간
홍성운
기다리던 답신 오듯 층진 울음이 와
섬은 살풍경 놓아주며 소리에 젖어든다
단풍 숲 건너왔는지 정강이가 발갛다
지의류 선태류 덮인
툰드라 극지에서
제 깃털 떨어내 둥지 하나 만들고
북방의 습한 여름을
뜨겁게 껴안았을
빙점이 가까워지면 활강은 시작 된다
기류에 잇대는 어린 새들의 편대
이념과 국경을 넘어 먼 기억의 섬으로
빛과 소리로 여는 늦가을 첫새벽
추수 끝난 밭에서 이삭 줍는 쇠기러기들
살갑게 대화 엮는다
아날로그 혈육의 사간
<시조시학> 201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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