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조 발표작

(현대시조 2015년 겨울호) 동백꽃을 애도하다 / 청정화

햇살 한 줌 2016. 2. 1. 21:54

동백꽃을 애도하다


                         청정화



허약한 가지마다 봉긋한 꽃망울들

꽃잎에 물 닿을까 팔꿈치가 떨리고

일탈을 꿈꾼 적 없는 자율신경도 무릎 꿇네.



욕심이 곧추세운 고갯짓도 울상이라

구심점 떠받들어 지지대를 받쳤건만

겨울비 난장치는 날 우박처럼 떨어지네



동백섬 파도소리 가슴에 들앉으면

피지못한 꽃송이들 이명처럼 흩어져

수만개 몽돌 구르는 해변가에 피어나리


  * 현대 시조 2015 겨울호 소시집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