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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물 / 만해 한용운

햇살 한 줌 2007. 12. 1. 16:18
산골물
        산 골 물/만해 한용운 산골 물아 어데서 나서 어데로 가는가. 무슨 일로 그리 쉬지 않고 가는가. 가면 다시 오려는가. 물은 아무 말도 없이 수없이 얼크러진 등 댕담이.칡덩쿨 속으로 작은 달이 넘어가고 큰 달은 돌아가면서 쫄쫄쫄쫄 쇠소리가 양안 청산(兩眼淸山)에 반향(反響)한다. 그러면 산에서 나서 바다로 이르는 성공의 비결이 이렇단 말인가. 물이야 무슨 마음이 있으랴마는 세간(世間)의 열패자(劣敗者)인 나는 이렇게 설법(說法)을 듣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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