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김남조
기차가 멈추고
사람 하나 내 앞에 내렸다
그 사람은
나의 식탁에서
내 마음 몇 접시를 먹곤
그의 종착역으로
다시 떠났다
그 후에도
기차는 간혹 내 앞에 멈췄으나
누구도 내리질 않았다
세월이 내 눈썹에
설풋이 하얀 안개를 덮는 날
내가 기차를 타고
그의 세상으로 갔더니
그 사람이
마중 나와 있었다
―시집 『귀중한 오늘』(시학,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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