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부하기

안단테 그라피 / 김보람

햇살 한 줌 2009. 1. 9. 23:36

안단테 그라피  /  김보람



자취생의 하루는 몇 그램 향기일까

편지 뜯듯 풋풋하게 바람과 마주하면

은은한 풍금소리가 메밀꽃처럼 피곤 했다.


홀로라는 말 속에는 현재형이 숨어있다

낡은 나무의자에 헐거워진 못들처럼

전설의 가시나무새, 휘파람을 엿듣는다.


느리게 좀더 느리게 생각의 깃 세운다

마음껏 헤매고 마음껏 설레고 나면

노을진 지붕 아래로 또 하루가 놓인다.


 - 중앙시조 신인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