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문하
박기섭
나는 달의 門下다
달은 높이 떠 있으므로
차면 기우나니,
따라잡지 못할 강론
한 번도 강림한 적 없으되
늘 내 곁에 가득한 달
진흙 수레를 끌고
홀로 가는 구만 리 장천
오직 달빛만이
가르침의 전부인 것
물 속에 잠겼다고 보는가
그마저도 중천인 것
시장한 초이레 달이
초여드레 달을 위해
조금씩 베어 먹던
그늘을 남겨 두느니,
건너간 하늘 길섶에
먹물 장삼 한 벌
-시조집 <달의 門下>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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