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이미지
지 성 찬
어둠의 껍질을 깨고 태양이 고개를 들면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병풍屛風처럼 일어서는 산
빛으로 살아난 얼굴, 거기에 꿈이 있네
구름이 달을 훔쳐 저 멀리 달아난 밤
나도 어둠 속에선 한 마리 풀벌레 같고
그 산은 의연히 앉아 떠날 줄을 모르네
하루 또 하루가 이렇게 문을 닫네
석양의 꽃구름이 낙화落花로 떨어질 때
눈으로 차마 볼 수 없어 돌이 되는 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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