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해 처마끝으로 달려 온 작은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 오네요....
아직 식전이라 쑥 차 한 잔으로 아침을 열어봅니다.
그러고보니 내일이 '어버이날'이군요.
부모님 살아계실 적에는 '어버이날' 며칠 전부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는 계획으로 마음이 바빴는데
산 속에서 지내다보니 그냥 무심해 집니다.
2005년 8년 가까이 누워계셨던 친정 어머니 돌아가시고
2008년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시작했던 환자 이름표가
아버지 돌아가신 두 달 뒤
갑상선 유두상암 수술하고 동위원소 치료하느라 2년이 지나가고...
그리고 작년
하나뿐인 동생이 절박하게 원하는 일이었기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과감하게 전원살이를 시작하게 되었구요..
그 기간동안 저는 눈은 떴어도 귀를 막고 살았었죠...
변명인즉
어른들이 안 계시니 이제부터 자신만을 생각하겠다는 욕심과
친정 어머니 생전에 약속했던 동생을 챙기는 일만 제 책임이라 생각했었거든요.
한 때 친정 식구들 포함 일곱식구가 한 집에서 부대끼며
하루에 밥상을 열 두번 이상 준비하던 생활에서
동생이 분가해서 나가고
연로하신 부모님들까지 모두 돌아가시고
아이들이 성년식을 마치고 나니
갑자기 제가 무얼 해야할 지 막막할 때 병이 찾아왔구요
오래전...
아침에 눈 뜨고 싶을 때까지 늦잠을 자 보는 게 소원이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그렇게 살고 있네요.
ㅎㅎ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제가 챙겨주어야 할 키 작은 가족이 없기에
아침에 늦잠도 자고
가슴이 시원해지도록 호스들고 물 장난도 하고
마음 내키면 산나물도 뜯으러 가고
저와는 상관없을 줄 알았던 꿈 속의 삶을 살고 있네요.
가끔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는 속담을 생각합니다.
한참 어릴 때는
자식이라는 인연만으로 부모님 뜻을 따랐지만
그 부모님 보살핌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제는 부모님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할 수는 없지만
대신 덩치만 어른이지 생각은 아직 어리기만 한 두 아들에게
어버이의 내리사랑을 가르쳐야 할 차례인거 같아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최선을 다 하신만큼 큰 기쁨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힘 내세요.^^*
'일상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수세미 (0) | 2011.07.03 |
---|---|
공수 강하 훈련 중... (0) | 2011.05.29 |
토지무상사용승락서' (0) | 2011.03.13 |
강쥐들 분양했어요 (0) | 2011.03.03 |
어떤 사고 (0) | 2011.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