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바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통배추 한 통에 6천 5백원
고구마 줄기 한 단 2천원에 사와
김치를 담그느라 몇 시간동안 종종 걸음 쳤다.
예전에 친정 엄마가 자주 담아 주셨던
고구마 줄기 김치를 어떻게 담아야 하는 지 생각이 나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소금물에 절여놓고 찹쌀풀을 쑤고
빨강 고추도 이쁘게 썰어놓고
그런데 쪽파가 없어 어찌할까 고민하다 부추가 생각났다.
옥상에 안 올라가다 보니 물 주는 걸 깜박하고 있었는데
요즘 비가 자주 내린 덕분에
넙적하고 미끈하게 잘 자란 부추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장에서 사오는 부추는 물에 담가 뿌리 부분을 살짝 비벼주면 되는데
우리집 부추는 전잎도 있고 흙이 잔뜩 묻어있어
손질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내친 김에 부추를 전부 잘라 다듬어 김치를 담고나니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었고...
칼슘 부족인가
열량 부족인가 기운이 떨어지며 손이 떨리기 시작하여
반찬 한 가지만 꺼내 맨 밥을 먹으려는데
"엄마...반찬 여러가지 꺼내 천천히 드시라"며
큰 아이가 걱정을 했다.
그 말을 듣고보니
내가 아이들에게 늘상 강조하는 말이라 피식 웃음이 났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는데
나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잘 하라고 하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싶어 새삼 반성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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