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계간 웹북

<2007년 여름호 12집 > 날궂이 1

햇살 한 줌 2008. 11. 1. 08:36

 

 

날궂이 1

 

           詩 청정화

 

새벽 세시 반

자다말고 창문을 연다

 

또렷하던 그대 모습

앞마당에 그림자 부렸을까

 

안개비 흩뿌리는 가로등 아래

팔짱 끼고 바람개비처럼 빙글 돈다

 

성큼성큼 몇 발짝 움직이다

어둠 내려앉은 나뭇가지를 본다

 

간간이 새 잎 내는 소리가

손님처럼 기척을 하고 있다

 

모두 잠든 은밀한 밤

꿈을 만들고 있나보다

 

달빛 내려오면 좀더 달콤할까

별빛 추임새 넣으면 좀더 아기자기 할까

 

달도 별도 없는 밤

나 홀로 커피를 마신다

그대 생각으로

궁금해진 안부를 묻는다

 

 

-2007년 4월 14일 새벽 3시 반에 잠을 깨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