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계간 웹북

<2007 겨울호 14집>마음의 골짜기

햇살 한 줌 2008. 11. 1. 08:49

 

마음의 골짜기

        詩 청정화


단풍든 생각들이 손사래 친다
시도 때도 없이
보채는 갓난아이처럼.

지난 세월 훈장같이
펄럭이는 갈대 숲길 지나
풍상에 옹이 져
한껏 높아진 관음송 절개 아래
허리 곧추세운 바람 숨바꼭질하는.

빗장 채운 시간의 굴레 속에
상처 깊은 노을 한 자락
미련으로 우뚝 서 있는 골짜기 사이
헤엄치듯
백로 한 마리 늙어 가는 길섶

바람이 불어온다
눈을 씻고 돌아보아도
잡히지 않는
그물 속 바람이 불어 온다
생인손 욱신거리는 이별의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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