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조 발표작

<2008년 봄호>별리

햇살 한 줌 2008. 11. 1. 10:01

별리

 

        청정화

 

하늘빛 새 한 마리

찢어진 날개 접은 채

맨 발이 아리도록 서성이던

그날 밤

시름에 잠긴 하늘도 눈썹달 머금는다.

 

코 끝이 짠하니 소슬한 눈물바람

깨진 나침반을 맴도는 후회의 발걸음

깃털을 옹송그리며 가녀린 숨소리만.

 

오롯이

명상에 든 느티나무

그림자너머

 

등 돌린 마음향해

애면글면

빛살 부메랑

 

쉼없이

그림을 그린다

화해의 동그라미를.

 

* 애면글면:

약한 힘으로 무엇을 이루느라고 온갖 힘을 다 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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