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 빈 방
이경임
여섯 시
까닭 없이 편도선이 부어오른다
생목이 조이는 어스름을 기어
냉방에 와 눕는 오후
손끝이 시리다
일몰은 잠결인 듯 창틀에 걸터앉아
목젓 가득 차오르는 하루를 털어낸다
뽑아낸 사금파리인가
창 밖은 핏빛이다
내부에 가둬 둔 그간의 목메임도
뒤늦은 인사말처럼 방바닥에 흥건한데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여섯 시 그리고,
빈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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