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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여섯 시, 빈 방/ 이경임

햇살 한 줌 2009. 5. 21. 10:57

 여섯 시, 빈 방

 

             이경임

 

 

여섯 시

까닭 없이 편도선이 부어오른다

생목이 조이는 어스름을 기어

냉방에 와 눕는 오후

손끝이 시리다

 

일몰은 잠결인 듯 창틀에 걸터앉아

목젓 가득 차오르는 하루를 털어낸다

뽑아낸 사금파리인가

창 밖은 핏빛이다

 

내부에 가둬 둔 그간의 목메임도

뒤늦은 인사말처럼 방바닥에 흥건한데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여섯 시 그리고,

빈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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