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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江 나루, 그 酒幕

햇살 한 줌 2010. 11. 7. 21:35

三江 나루, 그 酒幕  

                 지 성 찬

수많은 민초들이 밟고 간 빈 나루에
낡은 배가 쇠말뚝에 밧줄로 묶여 있네
가끔씩 먼지바람에 풍문風聞만 쌓여가고

회화나무 굽은 가지 하늘을 붙들어도
긴 세월에 남은 것은 썩은 삭정이뿐
육중한 뼈대로 하는 말, 눈빛으로 알겠네

삼강주막三江酒幕 부엌에는 무쇠솥이 걸터앉아
주인을 땅에 묻고 홀로 남아 무엇 하나
언제쯤 새 주모酒母를 만나 한 세상을 끓여보나

거덜 난 팔자 같은, 타다 남은 숯검뎅이
인생은 타고 또 타는 기름 같은 장작 같은
모두가 타버리고도 아쉬움은 재가 되고

감히 인생을 안다고 말하지 마라
그대 가는 길을 안다고도 말하지 마라
술에나 취하지 않고는 저 강을 건널 수 없네

여기 삼강三江나루 쉬어가는 나그네여
사랑은 풀꽃 같은 것, 풀꽃처럼 떠나셔도
천여 필 옥색玉色 비단을 끊고 갈 순 없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