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째 생각하고 고민하고 갈등끝에
결론 내리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네요.^^*
괴산댁으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어요.
아니
정원 가꾸느라 일에 치여
담이 결리고
손가락에 문제 생길만큼 바쁜 날의 연속이었는데
요양차 같이 내려간 동생은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는 일이 너무 지루했다고 합니다.
저의 집 주변은 맑은 환경 덕분에
새소리와 매미 소리가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고
처음 보는 나비와 벌 그리고 수많은 벌레들이
눈 앞에서 멋진 춤을 추곤 했죠.
비가 내리는 날은 잠을 설칠 정도로
계곡 물 흐르는 소리가 시원했고
목소리 고운 전령사들이 벌써부터 가을을 노래하고 있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사한 지 한 달만에 동생은 백기를 들었다놨다
갈등하기 시작하였지요.
풀독으로 거의 한 달 가까이 고생하더니
텃밭에 나가는 것도 싫다 하고
주위를 맴도는 모기와 벌도 눈에 거슬리고
국립공원 등산로만 상상했는데
무성한 나무 숲을 헤치고 산행 할 체력도 못 되고
어지럼증도 나아지는 게 하나도 없다며
힘들어 하다가
결국엔
저 혼자 내버려두고 서울 아파트로 떠나갔네요.
그리고
사흘 전에 한 시간여 동안 동생과 전화를 주고 받았죠.
다시는 시골살이 하고 싶지 않다며
자기때문에 이산가족 된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니 서울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구요.
정말 어렵게 터를 찾아 집을 짓고 이사한 지
불과 두 달 반인데...
집을 팔기로 결정을 내렸어요.
제 손으로 이쁘게 정원 가꾸며
자연과 하나되어
이름없는 여인으로 살고 싶었는데
제가 그곳에 남아 있음
동생이 계속 미안해 할 까 봐서
제 욕심을 버리기로 했네요.
사실 투자금액이 만만치 않아서
쉽게 팔리지도 않을텐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빠른 시일내에 집을 팔기로 결정했답니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하나뿐인 동생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고
지금은
나빠진 건강때문에 지쳐있는 동생에게
무조건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뿐이랍니다.
우리 님들...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고
늘 건강과 기쁨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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