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2009년 2월 25일 모르는 게 약일까?

햇살 한 줌 2012. 2. 17. 20:01

모르는 게 약일까?

작년 6월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갑상선 결절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나빠보이지 않은 결절이니 6개월 후에 초음파검사를 다시 하자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믿고 기능저하증 치료를 위해

하루에 한 알씩 신지로이드를 열심히 복용했었다.

 

6개월 뒤 3차 의료기관에서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었고

검사도중 생각지도 않았던 세침흡인검사와 총조직검사까지...!

 

결국 우측 갑상선 나빠보이지 않았던 결절이

악성으로 진단되었고 전이가 없는 초기암이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찰떡같이 믿었고

수술만 받으면 치료 끝 건강인으로 돌아갈 줄 알았고

금년 1월 14일 집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옆지기가 수술동의서 쓸때

한 쪽 갑상선에 악성 결절이 있으니 한쪽만 절제하겠지만

만약을 위해서 양쪽 다 절제할 수도 있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단다.

 

수술은 잘 끝났고 치료경과도 좋아서 언제쯤 퇴원하려나 궁금한 마음에

병원 복도에서 마주친 주치의 선생님께

'선생님...저 갑상선 한 쪽만 절제했어요?' 라고 여쭈어 보았더니

 

'암 조직이 없는 다른쪽 갑상선 기능이 많이 떨어져 양쪽 다 절제를 했어요'라고 말씀하셨고.

 

휴~~~!

한 쪽 갑상선만 절제하는 경우 또 다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수술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퇴원 하는 날....

보험사에 제출하기 위해 수술기록지를 받았는데

'갑상선 전절제와 경부림프절 절제'라는 병명이 눈에 띄었다.

 

그럼 림프절까지 전이가 되었단 말인가?

누구에게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갑상선 연구소 홈에 질문을 올렸더니

전이가 되지않아도 림프절 절제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다음 날 퇴원 후 첫 외래진료를 받으러 갔다.

 

몇 가지 치료에 필요한 질문을 하시면서 처방전을 주시기에

'교수님...저 다른 치료는 안 받아도 되나요?' 라고 궁금증을 말씀드리니

"동위원소 치료 해야 하지요"라고 무심히 대답하셨다.

 

그리고

보름만에 두번 째 외래진료를 받으러 갔고

지난 번과 똑같은 순서에 의해 덤덤한 질문과 대답이 오갔고

20일뒤에 혈액검사를 하고 3월 초에 외래진료를 보러오라고 하셨다.

 

궁금한 건 못 참는 내 성격이라 다시한번 ...

 

"교수님....저는 림프절에 전이가 안 되었지요?" 했더니

교수님 왈..

"림프절에 전이가 되었네요"

 

그 소리를 듣는순간

또 동위원소 치료는 언제쯤 받게 될까 궁금증이 생겼지만

물어볼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까봐서 입을 꼬옥 다문채

집으로 돌아왔다.

 

병을 미리 알고서 대처하는 게 좋은건지

아예 모르고 있다가

알게되는 그 순간에 마음을 다지는 게 좋은건지

정말로 그것이 궁금한 하루였다.